우리대학은 국제적인 안목과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대학 최초로 ‘교비유학’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교비유학 프로그램은 우리대학 졸업 후 해외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려는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32기 교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 건축설계 석사과정에 입학한 김석훈 군(실내디자인.05)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기계공학과 석박통합과정에 입학한 박창윤 군(기계.08)의 유학 생활 이야기를 인터넷한양이 담아봤다.
학부생 때와 같은 전공을 이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전공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김석훈 군(이하 석훈): 콜롬비아대학교 건축설계석사 과정에는 디자인, 설계와 같은 실기과목들이 커리큘럼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뒷받침해주는 건축역사, 구조 등의 이론 과목들도 배웁니다. 졸업할 때는 논문 대신에 졸업작품을 완성하게 되며, 졸업 후에는 건축사, 건축 디자이너, 교육자 등의 진로로 나아가게 됩니다.
박창윤 군(이하 창윤): 현재 캘리포니아대학교 기계공학과 석박통합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지금 전공하고 있는 분야는 전산 역학(Computational Mechanics)입니다. 다양한 엔지니어링 어플리케이션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들은 수식으로 표현이 가능한데요. 이를 컴퓨터를 이용해 풀어내는 방법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부 졸업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고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석훈: 해외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도 교수님이신 장순각 교수님께서 해외에서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배워보는 것을 추천해주셨습니다. 4학년이 되어 구체적으로 유학 준비를 했습니다. 유행과 변화에 민감한 뉴욕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 뉴욕으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창윤: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하기 보다는 흥미를 느꼈던 전공 공부를 더 깊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최대한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시야를 넓히고 깊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미국으로 대학원 진학을 위해 대학원 입학 시험과 관련해서 준비할 것들이 많을 것 같다. 한국에서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다.
석훈: 건축설계 석사 과정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실기 작품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준비한 기간은 4학년부터 졸업 전까지 1년입니다. 학부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동시에 유학 준비도 병행해야 했어요. 다행히 미국 대학원 입학 능력시험(Graduate Record Examination)과 토플을 빠른 시간 안에 끝내 영어 점수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포트폴리오에 집중했습니다.
창윤: 2009년 국제협력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뽑혀 1년 동안 영어를 많이 배웠습니다. 교환학생 학기가 끝나고, 귀국하기 전 유학에 필요한 영어 점수들을 획득했어요. 2010년 말에 교수님들의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대학원에 지원했습니다. GRE와 토플 점수 그리고 자기소개서만 있다면 누구나 미국 대학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 느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심화된 전공을 공부하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해외 유학 생활 중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인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얘기해도 좋다.
석훈: 제가 공부하고 있는 콜롬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인 GSAPP(Graduate School of Architecture, Planning and Preservation)는 2012년도 미국 건축대학원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만큼 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건축대학원 도서관에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피라네시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드로잉 원본 등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실기 과목들의 경우 스티븐 홀, 베르나르 츄미와 같은 저명한 건축가 밑에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창윤: 캘리포니아 주의 날씨는 햇살이 따뜻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요. 이런 날씨가 1년 내내 지속됩니다. 겨울에는 히터가 필요 없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필요 없어요. 느긋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공부하기엔 최고의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석훈: 뉴욕에서 사는 매일이 다채롭고 재미있습니다. 변화가 빠르고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도시인 뉴욕 중심에 있다는 것 자체가 느끼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또한 뉴욕에 많은 예술 대학교들이 밀집해 있어서 타 학교 예술 전공 학생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어요. 이것 또한 저에겐 좋은 경험입니다.
창윤: 첫 학기가 끝날 무렵 ‘Preliminary exam’이라는 박사과정 입학자들이 필수로 봐야 하는 시험을 봤습니다. 이 시험은 합격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할 정도로 중요한 시험이었어요. 시험을 잘 치른 후 다른 한국 유학생들과 ‘죽음의 계곡(Death Vally)’ 이라는 미국 사막에 놀러 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또 다른 공부를 시작하는 일은 준비부터 힘들다고 한다. 공부를 위해 외국 대학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석훈: 건축이나 디자인 분야로 대학원을 준비할 때 실기 면에 있어서 우리대학 학생들이 어딜 가든 잘 해냅니다. 이를 더욱 부각시키면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의 디자인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능숙한 언어 능력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인 만큼 고생마저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 거에요.
창윤: 대학원 유학을 갈 때 전공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해요. 학생이 얼마나 이 공부를 하고 싶은 지가 학점에 반영이 되고, 자기소개서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전공에 열정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보다 공부의 연장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졸업을 앞둔 한양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석훈: 지금 4학년들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 준비하느라 바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작년 이맘때쯤 제 동기들이 모두 취업 준비할 때 혼자 유학을 준비했어요. 무엇을 준비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무엇을 했을 때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을 일찍 준비한다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창윤: 대학원 진학의 실리적인 면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일단 이공계 대학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 학자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또한 학위가 있을 경우 취직 시 경력으로도 인정이 되는 것 또한 좋은 점 이에요. 학부 과정을 마치고도 전공에 대해 아직 덜 배운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면, 대학원 진학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