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한양인들의 활동 범위는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한 한양인들의 도전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세계 속에서 내공을 쌓고 있는 한양인들은 1800여 명. 지난 3회에 걸친 세계 속의 한양인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 만나볼 이들은 우리대학을 졸업한 후, 교비 유학 지원을 받아 미국행을 택한 이종원 군(건축.00)과 양아람 양(건축.00)이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전공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이종원(이하 종원):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12년 2월에 건축공학부를 졸업한 이종원이라고 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교비유학 프로그램에 합격해 지금은 LA에 있는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남가주대학교)에서 도시계획(Urban Planning)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Urban Planning을 도시공학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사회과학분야에 더 중점을 둡니다. 제가 다니는 USC에서도 공공정책학부(School of Public Policy) 내에 속해 있죠. 기존의, 혹은 새로운 도시를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보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양아람(이하 아람):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도 가을학기부터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남가주대학교)에서 Landscape Architecture(조경설계)를 전공하고 있는 양아람입니다. 건축학부를 2011년 2월에 졸업하고 약 1년여 정도 준비과정을 거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제가 전공하고 있는 MLA(Master of Landscape Architecture)는 흔히 조경설계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 이상의 범위를 말하는 전공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환경을 디자인하는 일이죠.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공원을 계획하는 일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건축이나 도시설계 분야와도 연계해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대학원을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해외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종원: 저는 국내 대학원과 행정고시, 공기업 등 다양한 진로 옵션들을 고려해보다 해외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도시계획의 체계적인 학문과 이론이 정립되고, 새로운 분야가 시작되는 곳이 미국입니다. 이곳에서 세계적인 흐름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어 미국행을 결심했죠. 다른 학생들보다 출발이 늦어 짧은 기간을 준비한 것이 못내 아쉽기도 했죠. GRE를 한 달 만에 끝내고 바로 토플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논문을 준비하고, 추천서와 SOP(미국 대학원 지원 에세이)를 동시에 준비하느라 힘에 부쳤던 기억도 나네요. SOP와 추천서는 이미 유학을 가 있던 선배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하나씩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학부시절 영어수업을 통해 알게 된 영어 강사님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아람: 5학년 때 교수님과 진로고민을 하면서 제가 외부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넓은 시각으로 사람의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하여 유학을 결심하게 됐죠. 이후 2011년 2월에 졸업을 하고 1년여 동안 입학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디자인 전공자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중요합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학부 시절 동안 작업했던 프로젝트들과 그 이외에 개인적인 스케치, 아트 작업들도 건축학부 교수님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완성했죠. 혼자 준비하려다 보니 힘든 점도 많았어요. 저만의 이야기를 담는 데 가장 집중했고, 결국 좋은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미국 대학원은 화려함보다는 그 학생만이 갖고 있는 개성을 중요시하니까요.
유학 생활이 어떤지도 궁금하다. 학교와 전공, 그리고 생활환경 등 다양한 면에서 만족도는 어느정도인지?
종원: 뛰어난 친구들과 함께 많은 유명한 교수님들께 뛰어난 친구들과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매우 만족합니다. 특히 사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의 기회도 많습니다. 저 역시 단과대 학장 장학금을 받아 전체 등록금의 반 정도 감면을 받았습니다. 특히 USC는 동문회도 잘 되어있어, 동문들과 유대를 위한 행사도 많아요. 인턴십이나 직장을 구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많은 민족이 섞여 있다 보니 이민자와 유학생에 대한 편견이 거의 없습니다.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기후도 좋아 공부하기에도 안성맞춤이고요. 한국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외롭지도 않죠(웃음). 코리아타운이 워낙 크다 보니 생활도 아주 편리합니다. LA 지역의 치안이 좋지 않아 밤에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그 외에는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람: 저는 USC 주변의 환경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특히 캠퍼스가 자연 친화적이라 시원한 그늘 속에서 뛰노는 다양한 동물들도 쉽게 볼 수 있죠. 캠퍼스는 주변의 도시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건물이 붉은 색 벽돌로 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느낌도 나고요. 또한 학교가 다운타운에서 10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생활에 불편한 점도 없습니다.
LA는 무엇보다 대중교통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서 대표명소들을 쉽게 방문할 수 있어요. 산타모니카, 샌디에이고, 라스베가스 등 가까운 다른 지역들도 다운타운에서 기차 한번이면 금방 갈 수 있습니다. 저도 시간이 날 때면 친구들과 가까운 해변에 가서 바다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분 전환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정말 원했던 공부를 하며 동시에 즐겁게 지낼 수 있어 행복을 느껴요.
그곳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가장 즐거운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종원: 재미있는 일과 에피소드라면 아주 많죠. 그 중 저를 가장 즐겁게 하는 것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는 겁니다. USC는 풋볼로 유명한데요, 풋볼을 하는 날이면 ‘the game day’라고 해서 캠퍼스 전체에 천막을 치고 빨간 색 옷을 입고 모여 응원전을 엽니다. 한국으로 치면 중요한 축구 경기가 있는 날 붉은 색 옷을 입고 다 같이 모여 경기를 관람하면서 응원하는 것과 비슷한 거죠. 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더욱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어 좋습니다.
아람: 저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the game day'에요. 입학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친구들과 전공 수업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러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었어요. 친구들과 저는 그 날 경기가 있는 줄 모르고 파란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캠퍼스를 가로질러 가다 보니 빨간색 옷을 입은 무리 속에서 저희만 눈에 띄더라고요. 마치 관광객처럼요. 그 날 이후로 USC의 상징 색이 빨간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해외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한양인들이 많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알려준다면?
종원: 대학원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목표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중도 포기 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돈만 아니라 시간도 낭비하게 되는 거죠. 유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확고히 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낫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영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되기는 힘들기 때문이죠. 오랜 시간을 두고 영어 실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도착한 후에 고생을 덜 할 수 있으니까요.
아람: 저 역시도 대학원을 준비하기 전에 ‘내가 왜 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먼저 찾으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저는 전공을 바꾼 케이스라 사실은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각오하며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한국에서의 회사 근무 경험과 스스로의 비전을 바탕으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오히려 자신감도 더 생겼죠. 단순히 대학 졸업 후 진로와 취업문제로 쉽게 유학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작은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더라고요. ‘왜 내가 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답을 최소 5가지 이상 써 내려가 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 밖에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한양대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종원: 저는 지금 유학생이지만, 유학이 답은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어학연수가 유행이 된 것이 현실이지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학을 하게 되면 한국 안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문화와 지식을 배우면서 자신의 가능성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단지 눈앞에 보이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만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확실한 인생 목표를 세우세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지 끊임없이 성찰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4학년인 후배들은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일 텐데, 이 시기의 고통을 즐기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반드시 달콤한 열매가 되어 돌아올 테니까요.
아람: 저는 유학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긍정적인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이것이 유학생활의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까요. 지원을 마치고 약 한 달간은 매우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겁니다. 하지만 한양인이라면 분명히 스스로를 잘 알고 자신에 맞는 알맞은 학교를 선택할 것이라 믿습니다. 스스로도 그 선택을 믿고 자신감을 갖기 바랍니다. ‘난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갖고 결과에 당당하게 승복할 수 있는 멋진 후배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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